* 이 후기는 인플루엔셜의 도서 지원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평소 뇌과학 유튜브를 가끔 챙겨보고, 심리에 관심이 있는 편이었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가 한창 유행한 시절, 책을 읽으면서 뇌과학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꽤나 흥미롭게 읽었었다. 물론 깊이 있게 이해했다기보다는 여러 사례를 통해 흥미를 느낀 정도에 그쳤다.
오랜만에 다시 접하게 된 뇌과학 책은, 다시금 이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선택의 뇌과학>은 관련 지식이 거의 전무한 상황임에도 부담스럽지 않았고 철학책 위주로 읽다 과학 비문학 글을 읽으니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읽었다. 일반 독자에게는 흥미롭게 읽히고, 해당 분야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전개가 더욱 수월하게 다가오는 책이라 생각한다.
🗝️ 우리는 어떻게 선택을 내리는가
초반부터 이에 대한 답을 알려준다.
가치 산출의 순간에 뇌가 무엇에 집중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이 중요하다. 찰나에 이뤄지는 가치 산출은 개인의 목표•감정•정체성, 타인에 관한 생각, 타인의 행동, 문화 규범과 기대, 사회적 지위 등 수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p. 33)
가치 체계는 경쟁하는 여러 이익과 상황을 끊임없이 저울질하면서 역동적으로 작용한다. (…) 우리의 결정은 현재의 맥락에 따라 달라지며, 이 맥락은 가치 산출에서 특정한 입력값들에 훨씬 큰 가중치를 부여한다. (p.43-44)
정리하자면 우리의 뇌는 선택의 순간에 집중한 내용과 중요하게 생각한 사항들을 종합하여 결정을 내린다. 만약 늦은 저녁 맥주와 차(tea) 중 선택해야 한다면 내일의 출근과 현재의 즐거움 중 지금 이 순간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을 선택한다.
그러나 이 순간에 느껴지는 것 외의 요소들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사회 속에 살고 있고, 사회의 관계 역시 우리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책의 설명 중, 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래와 같다.
우리 뇌는 누가 누구를 아는지 추적하면서 그 관계의 성격에 관한 정보도 자동으로 추적한다. 누가 얼마나 인기 있고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는지 또는 누가 다른 사람들에게 사회적 지지와 공감을 표현하는 데 가장 뛰어난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p.205)
단순히 이 순간에 마시고 싶은 음료(맥주 vs 차)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만약 그날 근무 중 타인과 좋은 관계를 가진 누군가가 "이제 술을 좀 줄여보려고요"라고 했다면 자연스레 차(tea)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심지어 이는 의식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작은 대화 하나가 일상의 선택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바꿔놓는지 돌아보게 한다.
물론 선택의 기준이 위의 내용에 한정되지 않기에, 책을 통해 다양한 원인들이 선택의 순간에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었다.
🥸 나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책은 우리가 선택을 내리는 방식을 알려주지만, 뇌가 내리는 선택의 방식의 장단점을 모두 알려준다. 따라서 우리가 조금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끔 선택지를 열어준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방식은 한 발자국 떨어져서 판단하기다.
한 상황을 새로운 시각이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자신과의 관련성이라는 측면에서 해석하려는 습관을 버리면 실제로 뇌가 작동하는 방식이 변화한다. (…) 즉 사람들이 한 걸음 물러서서 자기 생각과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바라보면, 뇌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상태에 사로잡히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 그저 놓아버리는 것만으로도 내 뇌는 더 활동적으로 바뀌리라. (p.186-187)
개인적으로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나도 모르게 나를 방어하는 태도가 강해진다. 어떤 순간은 나의 의견을 잘 지켜냈다는 느낌도 들지만, 어떤 순간에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접근함으로써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되기도 한다. 이런 순간에 잠깐 멈추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지만, 나의 방어적인 측면을 내려놓는다는 점에서, 즉 나의 자아 개념을 잠시 내려놓는다는 점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자아의 제한적 개념을 내려놓으면 "자아를 향한 위협에 덜 반응(p.188)"할 수 있기에 더욱 열린 태도로 소통에 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 외에도
- 인간이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선택에 미치는 영향
-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중, 해야 하는 일을 선택하는 방법
- 작은 성공이 이후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방식을 구체적인 예시 및 근거를 기반으로 알게 되었고, 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책은 뇌의 작동 방식과 우리의 선택을 잇는 고리를 부담 없이 풀어내며, 일상에서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질문을 던져준다. 결국 선택은 순간적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보고 어떻게 이해하며 살아가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거창한 변화를 약속하진 않지만, 판단의 순가에 한 번쯤 멈춰 서게 해 준다는 점에서 오래 기억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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